본문 바로가기
캘거리 생활정보

캐나다 생활정보 5 - 캘거리에서 집(렌트) 구하기, 캘거리 지역 알아보기1

by _해봄 2022. 10. 8.

최근 회사에 한국에서 캘거리로 이주하신 분이 오셨는데, 집을 구하는 것과 관련돼 많은 것을 물어보시더라. 그래서 이번 글의 주제를 렌트 구하는 방법으로 정했다. (앞 글의 마트 이야기는 다음번에..) 내가 여기서 나열하는 사이트나 방법들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일반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되고, 같은 방법으로 나도 캘거리에서 룸 렌트, 콘도, 아파트 이렇게 세 군데서 살아보았다(그리고 살고 있다). 한국에서 캘거리에 오게 됐는데 집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구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집을 구하는 데는 아무래도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있으니 글이 많이 길어질 것 같아 좀 나눠서 적어보려 한다. 이번에는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살 지역을 정하는 것에 대해서다.

사는 동네를 고를 때 어떤 점을 주로 보시나요?

사실 이건 캘거리를 떠나 어디에 살든 생각해야 하고,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라고 본다. 한국에 있을 때도 지금 캐나다에서도 이사를 할 일이 생기면 어떤 동네가 나에게 잘 맞을지, 분위기는 어떤지를 제일 먼저 고민한다. 물론 이것도 사람 나름이겠지만, 살면서 주변 환경을 무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생활방식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나처럼 뚜벅이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대중교통 이용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지고, 그걸 무시하고 외딴곳에 산다면 아마 출퇴근, 외출은 아주 힘겨울 거다(특히 눈 오는 겨울에는..). 또 나는 산책하는 걸 좋아해 한국에서도 여기서도 집 주변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는 곳을 선호한다. 그러니 이사할 동네를 찾아보기 전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의 동네는 어떤 느낌인지, 내 생활패턴은 어떤지 등을 잘 생각한 뒤에 그에 최대한 부합하는 동네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캘거리는 크게 4구역으로 나뉜다

캘거리 구역 지도
캘거리 지도. 크게 4지역으로 나뉘는 걸 볼 수 있다.

캘거리는 LA처럼 사방으로 넓게 펼쳐진 도시다. 그리고 도시를 가로질러 중간에 보우강(Bow River)이 흐른다. 이 보우강을 중심으로 지역이 나뉘는데, 강남과 강북이 나뉘듯 다운타운에서 강보다 위쪽은 North, 강보다 남쪽은 South로 나뉜다. 또 동쪽, 서쪽을 나눠 North West, North East, South West, South East 이렇게 나뉘며 간편하게 NW, NE, SW, SE로 부른다.

보통 외국에서 살면 한국인들이 그 도시의 어느 지역에 사는 걸 선호하는지 잘 지켜보게 된다. 왜냐면 한국 사람들은 좋은 의미로 까다로워서(?) 살기 좋은 지역을 잘 찾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인끼리 선호하는 것이 비슷한 경향도 있어서겠지만 ㅎㅎ) 그런 의미로 캘거리 한인들이 어느 동네를 선택하는지 살펴보면, 굳이 어디에 편중되지 않고 여기저기 다 살고 계신 걸 볼 수 있다. 다만 넓게 봤을 때 선호하는 구역은 있다고 느껴지는데, NW나 SE를 주로 선호하는 것 같다. 아마 이쪽 지역이 새로 지어진 커뮤니티가 많아서가 아닐까 추측한다. 특히 NW는 여기 로컬들도 선호하는 지역이다. 록키 산맥으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고, 산이 보이는 집도 있다고. 비선호하는 곳은 NE지역. 이 지역에 공항이 있어 아무래도 소음이 좀 있고, 우박 같은 자연재해도 다른 지역보다 잦은 편이라고 한다. (실제로 1-2년 전 NE지역에 발생한 우박피해로 청구된 보험금이 캐나다 역사에 꼽을 정도로 많이 나왔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다.) 뭐 이런 이유도 있겠지만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범죄율이 아닐까 한다. 캘거리 내에서 NE지역은 범죄율이 높은 편이다.

캘거리 시에서 제공하는 지역 범죄율 지도 볼 수 있는 곳

캘거리의 커뮤니티

위에서 네 구역만을 설명했지만, 구역 안을 들여다보면 많은 커뮤니티가 존재한다. 내가 경험한 것은 극히 일부밖에 되지 않은데도 다양한 커뮤니티의 이름을 들어봤으니 내가 모르는 곳은 더 많으리라. 중요한 건 같은 구역 안이라도 커뮤니티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이다. 앞서 사람들이 기피하는 곳이라고 언급했던 NE지역이라도 Bridgeland-Riverside라는 커뮤니티는 NE지역의 강변 근처에 위치하는데, 새로 지어진 건물들도 많고 카페나 괜찮은 레스토랑들도 있어 사람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물론 집 가격도 저렴하지 않은 편. 그러니 자기 생활패턴에 맞는 구역을 고르고, 그 안에 나와 맞는 커뮤니티를 또 골라야 한다.

캘거리 다운타운에서 추천할만한 커뮤니티

나는 캘거리에서 NW, SE, SW에 살아보았는데, 사실 그중 SE와 SW는 다운타운에 속해 가장 오랜 기간을 다운타운에서 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곳보다 다운타운의 커뮤니티를 좀 더 안다. 나처럼 대중교통이 중요한 뚜벅이들이나 학생, 워홀러들은 아마 필연적으로 다운타운을 고려할 테니 먼저 다운타운 커뮤니티를 내가 아는 선에서 추천을 해보려 한다. 이 커뮤니티들은 다분히 주관적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에, 꼭 본인이 동네에 가보고 판단하길 바란다.

캘거리 다운타운에서 추천하는 커뮤니티

  • Eau Claire
  • East Village
  • Mission

Eau Claire
이 커뮤니티는 개인적으로 다운타운에서 제일 선호하는 지역이다. 다운타운 특성상 소음을 피하기가 어려운데, 이 지역은 다운타운 치고 꽤 조용한 편이고, 동네도 깨끗하다. 보우강이 아주 가깝고 이 지역 주변으로 산책로가 아주 잘 조성돼 있다. Prince's island라는 공원도 가까이에 있는데, 산책하기도 좋고 여름에는 공원에서 공연이나 페스티벌도 자주 열려 구경하러 가기가 아주 쉽다. 다운타운에 있는 큰 쇼핑몰인 Core Shopping Centre도 도보로 갈 수 있고, 트레인 접근성도 좋다. 다만 이 지역 주변에 큰 슈퍼가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15분-20분 정도 걷거나 씨트레인을 타고 장 보러 가는 것이 괜찮다면 강변 건너에 있는 켄징턴의 Safeway, 미드타운의 Safeway, Co-op, 오가닉을 많이 파는 Community Natural Foods, 한인마트인 A-mart, 시청 근처의 Superstore가 있으니 선택해서 갈 수 있긴 하다.

East Village
이곳은 작년에 살았던 곳이다. 내가 살던 건물에 문제가 생겨서 이사를 나오긴 했지만 다운타운에서 살 곳을 골라달라고 하면 손꼽을 곳이기도 하다. 시청역에서 가까운 동네인데, 이쪽도 강변이 가까워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고 다운타운 끝쪽이라 아무래도 중심부보다 조용한 편. 다운타운의 다른 커뮤니티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래된 곳이 아니라 새로 생긴 건물도 많고, 카페나 레스토랑도 동네에서 쉽게 갈 수 있다. 그리고 캘거리의 자랑인 Central Library가 아주 가깝다. 20-30분 정도 산책 삼아 동쪽으로 걸으면 Inglewood라고 캘거리의 올드타운이 나오는데, 아기자기한 잡화점, 카페, 레스토랑, 펍이 많다. 또 동네에 Superstore가 있어서 장보기도 좋다. 단점도 있는데, 이쪽 근처에 Rehab centre가 있다 보니 홈리스나 약물중독자를 자주 볼 수 있다. 내가 이사 갔던 초기만 해도 시청역에만 그런 사람들이 모여있었는데, 판데믹을 지나며 주거지역 쪽으로도 그런 사람들이 내려오는 게 체감되었으니 현재는 좀 더 많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Mission
대중교통을 생각한다면 이 지역은 그리 좋지 않다. 버스를 무조건 타야 하기 때문. 캘거리는 자가용 중심 도시라 밴쿠버나 토론토만큼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편이고, 씨트레인을 주변 생활권이 아니면 추운 겨울에 칼바람 맞으며 버스를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참고로 캘거리의 겨울은 빨리 시작하고 늦게 끝난다.). 버스마다 스케줄이 다르겠지만 내 경험을 바탕으로 보면 배차간격이 정말 짧아야 10-15분이다. 5분마다 오는 버스는 타본 적이 없다. 그래도 이곳을 추천하는 이유는 벨트라인의 17번가와 함께 브런치 카페, 펍 등 주변 즐길거리가 많은 동네기 때문이다. 그런 즐길거리가 제일 많기론 17번가이지만 살기엔 너무 붐비는 곳보단, 적당한 즐길거리가 있는 곳이 낫다고 생각됐고 어차피 17번가로 접근성이 좋은 곳이라 굳이 17번가보다 여기가 더 좋다는 생각이 든다. 또 오래된 하우스들과 작은 건물들이 섞여있어 분위기가 다운타운 다른 곳들과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여름이 되면 이 동네만의 분위기가 있어 거리를 걸으며 구경하다 보면 '오, 이 동네에 살고 싶어'라고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동네에 Safeway가 있어서 장보기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산책하기, 집 구경하기가 취미라서.. 신나게 쓰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건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적은 것이고 개개인마다 성향과 상황이 다르니, 여유가 된다면 커뮤니티를 고를 때 최대한 많은 곳을 가보길 추천한다. 나는 뚜벅이기 때문에 같은 뚜벅이들에게 추천할만한 곳들 위주로 했지만, 기동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 많은 옵션들이 있으니 더 많이 가보아야 한다. 어떤 커뮤니티는 호수를 가지고 있어서 거기에 사는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기도 하고, 이런 커뮤니티 시설들을 유지하기 위해 Community Fee를 내는 곳도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무조건 많이 보고 나에게 맞는 곳을 찾는 것이 이사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여기는 한국처럼 해주는 포장이사 같은 곳은 없기 때문에.. 있다 해도 저렴하지 않으니 말이다. (포장이사는 아니고, 짐만 날러주는 현지 이삿짐센터를 이용해 본 적이 있는데, 나중에 이것에 대해서도 써보겠다.)

그럼 다음 글엔 다운타운 주변 커뮤니티를 추천해보겠다. 두서없는 글이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다른 생활정보 글보기

2022.10.12 - [이방인으로 살기] - 캐나다 생활정보 7 - 캐나다 집 종류, 캘거리 렌트 구하는 사이트

2022.10.09 - [이방인으로 살기] - 캐나다 생활정보 6 - 캘거리 집(렌트) 구하기, 지역 알아보기 2

2022.10.04 - [이방인으로 살기] - 캐나다 생활정보 4 - 캘거리 물가, 3만 5천원치 장보기 (Safeway)

댓글